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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Traviata(6/21)

Giuseppe Verdi, La Traviata by LA Opera
June 21st, 2009 2:00pm
Dorothy Chandler Pavilion, LA, CA
Casting
Conductor: Grant Gershon
Violetta Valery: Elizabeth Futral
Alfredo Germont: Alexey Dolgov
Giorgio Germont: Stephen Powell
Gastone, Vicomte de Letorieres: Hak Soo Kim
Baron Douphol: Philip Cokorinos
Marquis d'Obigny: Daniel Armstrong
Flora Bervoix: Margaret Thompson
Doctor Grenvil: Ryan McKinny
Annina: Erica Brookhyser
Giuseppe: James Callon
A Messenger: Reid Bruton
Flora's Servant: Robert Hovencamp
Solo Dancer: Timo Nunez

처음 가 본 LA Opera의 공연.
만족스러웠던 공연이었다. 가수들도 모두 훌륭했다.
특히 Violetta 역할을 맡은 사람이 정말 좋았다. 메인 캐스팅이 아닌 것 같아서 조금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메인 캐스팅보다 나은 듯했다.(메인 캐스팅이었던 사람의 공연은 녹음으로 들었다.) 콜로라투라의 진수를 보여주는 가수였다. 비올레타의 무지막지한 꾸밈음으로 가득 찬 화려한 아리아를 정말 깔끔하고 정확하게 가볍게 처리하더라. 저게 바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구나 싶었다.

Alfredo 역을 맡은 사람은 그냥 평범했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주 뛰어나지도 않았다. 플로라랑 아니나 역을 맡은 가수도 좋은 목소리와 노래를 들려주었다. Violetta 외에 특히 인상적이었던 가수는 Giorgio 역할을 맡은 가수였다. 참 목소리가 좋은 바리톤 가수. 편안하고 기품있는 목소리를 가졌다.

오페라 2막에 등장하는 춤도 굉장한 볼거리였다. 발레리나들은 일반 사람들과 자세부터가 달랐다. 어쩜 그렇게 걷는 것조차 우아하고 기품있는지. 그리고 플라멩코 댄서로 등장한 댄서도 춤을 정말 잘 추더라.

또 한 가지 좋았던 것은 무대와 의상. 특히 2막의 파티장면에서 등장하는 플로라의 하우스는 화려함의 정점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그 시절 파리 사교계가 얼마나 호화롭고 사치스러웠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팸플렛에 따르면 이 무대는 LA opera의 director로 있는 Placido Domingo의 아내 Marta Domingo가 야심 차게 준비한 무대라고 하던데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LA opera의 가을 시즌이 기대된다. :)

by 날쌘도도새 | 2009/07/30 12:17 | 즐기는 나 | 트랙백 | 덧글(2)

American Youth Symphony Concert (3/8)

2009년 3월 8일 19:00
- UCLA Royce Hall
- American Youth Symphony
- PROGRAM
♬ W. A. Mozart  Symphony No. 36, K. 425 ("Linz")
  I. Adagio - Allegro spiritoso
  II. Andante
  III. Menuetto - Trio
  IV. Presto
-------------- Intermission --------------
♬ R. Strauss        Ein Heldenleben

여기 오고 한 일 중의 하나가 공연 일정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학교에 Royce Hall이라는 auditorium이 있다는 것을 듣고 거기에서 공연 일정을 찾아봤었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Free admission인 공연이 바로 이번 주에 있는 것이 아닌가. 달력에 표시해 놓고 일요일임에도 학교에 갔다.

사실 "Youth" Symphony라길래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갔다. 그런데 정말 기대 이상으로 아주 잘했다. 팸플릿을 보고 안 것인데 이들은 음악을 전공하는 준 프로급의 학생들이었다. 이 오케스트라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음색이 정말 아름답다는 것이다. 특히나 현악 부가 정말 따뜻하고 윤기 있는 소리를 낸다. 홀이 울림이 좋아서 더 그런 것일 수도 있겠는데 너무나 포근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음색이 정말 듣기 좋았다. 특히 바이올린! 그 날카로움이란 전혀 없는 윤기 있고 귀족적인 음색이라니. 더블베이스도 아주 빠방하고 울림이 좋은 소리를 냈다. 베이스 울림이 아주 좋고 볼륨이 커서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각 파트의 소리가 정말 잘 섞이고 잘 전달된다. 홀이 울림이 좋긴 좋은가보다. 모든 악기가 연주를 멈추고 잔향이 꽤 오래 남았다.

첫 곡인 모차르트 교향곡 36번 린츠. 모차르트의 음악다운 곡이다. 귀를 즐겁게 하는 아름다운 화성이 가득한 곡. 굉장히 편안하고 따뜻한 곡이었다. 이 오케스트라의 음색과 아주 잘 어울리는 곡이었다. 딱히 거슬리는 부분이 없는 깔끔한 연주였다. 중간에 첼로 주자 한 명이 악보를 넘기려다가 활로 보면대를 쳐서 소리를 낸 것이 유일하게 거슬리는 점이었다. :)

인터미션이 끝나고 두 번째 곡 "영웅의 생애"를 연주했다. 인터미션이 끝날 무렵 연주자들이 들어오는 데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무대가 꽉 찰 정도의 대편성이었다. 하프도 두 대나 있고 타악기도 5명에다가 호른이 무려 8대! 그 많은 연주자가 함께 연주할 거라고 생각하니까 시작도 하기 전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곡의 시작은 베이스와 첼로였다. 저음으로 연주되는 영웅의 주제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러다가 바이올린이 합세하고 점점 주제가 발전해 가면서 전 오케스트라가 고조되는 부분을 연주하는데 가슴이 벅차올라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 규모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포르테라니! 중간 중간 잠깐의 쉼표에서 다 같이 호흡을 함께하며 숨을 들이 쉬는 소리를 내는데 그 모습이 정말 좋았다.

영웅의 적수에서 등장하는 고음 관악기들의 선율도 인상적이었다. 고전적인 화성에서 벗어난 신경질적인 선율을 연주하는데 제각기 또 잘 어울렸다.

다음 영웅의 사랑 부분. 아아아아아아 ㅜ.ㅜ 이 부분을 들으면서 너무 좋아서 견딜수가 없었다. 악장의 솔로 바이올린이 진짜 훌륭했다. 아니. 완벽했다. 화려한 기교도 인상적이었지만 나는 무엇보다 그 음색에 반했다. 너무나 화려하면서도 따뜻한 음색. 그야말로 음표 하나하나가 반짝반짝 빛이 났다. 어쩜 고음에서도 조금도 날카롭지 않고 빛이 나는 음색을 낼 수 있지? 우아한 저음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솔로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여인이 정말 사랑스러워서 나 같아도 사랑에 빠질 것 같았다.

네번째 전쟁의 영웅 부분. 타악기의 사용이 아주 인상적인 악장이었다. 스네어 드럼 소리와 큰 북 소리가 전쟁의 분위기를 잘 드러냈다. 큰 규모이 금관이 빛을 발한 부분이기도 했다. 보통 오케스트라에서 금관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 오케스트라의 금관은 거슬리는 부분없이 잘 연주했다. 특히 이 부분에서는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고 무서운 느낌마저 들었다.

영웅의 업적과 영웅의 은퇴도 좋은 연주가 돋보였다. 중간 중간 다시 등장하는 바이올린 솔로에 또다시 넋을 잃기도 했다. 영웅의 업적 부분에서 슈트라우스의 그동안 발표했던 곡들의 주요 주제가 다시 나타난다는데 아는 곡이 거의 없는 관계로;;;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 것 같아서 많이 아쉬웠다. 관악기로 마무리 짓는 마지막 부분도 참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훌륭한 공연, 훌륭한 연주였고 오자마자 이런 좋은 공연을 보게 되어서 굉장히 뿌듯했다. 이 오케스트라의 다음 공연도 꼭 보러 가야지. 그런데 공연장에 노부부들이 정말 많더라.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같이 공연 보러 오는 게 아주 보기 좋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여기 학생들도 클래식 공연을 별로 안 좋아하는 건 마찬가지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학교에서 하는 공연인데 학생들은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좀 더 많이 알고 갔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도 많이 든다. 이미 아는 곡이거나 미리 감상하고 간 곡이었으면 감동이 두 배가 되었을텐데... 아쉽다.

by 날쌘도도새 | 2009/03/09 15:24 | 즐기는 나 | 트랙백 | 덧글(2)

KNUA 스트링 앙상블(12/5)

2008년 12월 5일 19:00
- 한국과학기술원 대강당
- KNUA string ensemble
- PROGRAM
♬ E.H. Grieg      "Holberg Suite" Melodies for String Orchestra, op. 40
  Preludium: Allegro vivace
  Sarabande: Andante
  Gavotte: Allegrtto/Musette: Un poco mosso/Gavotte
  Air: Andante religioso
  Rigaudon: Allegro con brio
♬ E. Elgar         Introduction and Allegro for String Quartet and Orchestra
-------------- Intermission --------------
♬ A. Schoenberg      "Verklärte Nacht" op. 4 (정화된 밤)
  Sehr langsam
  Breiter
  Schwer betont
  Sehr breit und langsam
  Sehr ruhig

  잘 하더라! 악장을 맡고 있는 1st violin 수석인 강사님은 강사답게 역시 제일 잘했다. 그리고 2nd violin 수석이 너무 도도하고 예뻐서 계속 쳐다보게 됐다. 아주 아주 예쁘게 생긴 건 아닌데 어쩜 저렇게 매력적인거지? 표정도 너무 예쁘고 음악을 정말 잘 느낀다. 게다가 정말 도도하다! 공연 내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_-
 
  현악기 소리는 다 굉장히 좋았다. 스킬 끝내주고 부드러운 손목 놀림하며 그 아름다운 음색이라니! 고음에서의 그 피아노! 와... 완전 감동이었다.

  레퍼토리는 비교적 현대적인 곡 위주로 했는데 전혀 난해하지 않고 아주 좋았다. 정화된 밤은 예전 서양 음악사 시간에 들었을 때는 정말 난해하고 현대적인 곡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들으니 이해도 잘되고 난해하다는 느낌도 안 들고 그저 곡이 좋더라. 그 긴장감. 진행... 좋았다.

  앵콜로 첫번째 곡은 고전적인 곡을 하나 했고 둘째 곡은 영화 음악 메들리를 했다. 두번째 앵콜 곡에서 곡이 바뀔 때 마다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즐거워서 웃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고 부러웠다. 정말 신나고 즐거워 보였다. 이들은 정말 음악을 즐기면서 연주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잘하기까지 해! 잘해서 더 즐거운 건가? 그런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 진짜 행복한 일이다. 보고 나서 참 행복해지는 공연이었다.

by 날쌘도도새 | 2009/01/07 09:45 | 즐기는 나 | 트랙백 | 덧글(0)

바리톤 김주택(10/31)

2008년 10월 31일 19:30
-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홀
- 바리톤 김주택
- PROGRAM
♬ F. Obradors              Del cabello mas sutil 부드러운 머릿결
♬ F. Obradors              Chiquitita la novia 작은 신부
♬ F. P. Tosti                 Non t'amo piu 더 이상 사랑하지 않으리
♬ F. P. Tosti                 Malia 매혹
♬ F. P. Tosti                 A Vucchella 작은 입술
♬ P. I. Tchaikovsky        Net, tol' ko tot, kto znal 다만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
♬ P. I. Tchaikovsky        Serenade di Don Juan 돈 쥬안의 세레나데
♬ G. Verdi                   Tutte le feste al tempia 언제나 일요일엔 교회에서 (from opera "Rigoletto") (Sop. 홍은지, Bar. 김주택) 
---------------------- Intermission --------------------
♬ W. A. Mozart            Madamina 카탈로그의 노래 (from opera "Don Giovanni")
♬ V. Bellini                  Ah, non credea mirati 아 믿을 수 없어라 (from opera "La Sonnambula") (Sop. 홍은지)
♬ 김연준 시/김연준 곡  청산에 살리라
♬ 석호 시/조두남 곡     뱃노래
♬ 신흥철 시/신동수 곡  산아
♬ G. Verdi                   Cortigiani, vil razza dannata 가신들... 이 천벌을 받을 놈들아 (from Opera "Rigoletto")

 아! 최고의 공연이었다! 사실 갈까 말까 정말 고민했던 공연이었다. 혼자 가는 것도 조금 마음에 걸렸는데 공연장에 들어갔더니 관객들 대부분이 학교 후배나 동료들로 보이는 거다. 괜히 왔나 생각했는데 안 왔더라면 정말 후회했을 뻔 했다. 정말 최고의 공연!!!

 첫 두 곡은 아주 부드럽게 시작했다. 맨 앞자리라 그런지 소리 전달이 덜 되는 느낌이었다. 성량이 약간 작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목소리가 아주 부드럽고 좋았다. 특히 고음에서 피아노 할 때 falsetto를 약간 섞어서 소리를 내는 것이 아주 좋았다. 목소리가 정말 부드럽고 호소력있다. 중음도 괜찮은데 저음은 조금 약한 듯 했다. 중후한 맛은 조금 떨어지는 듯했다. 뭐 베이스가 아니니까.

너무 길어서 접습니다.

 처음 네 곡 정도는 포르테에서 좀 더 터져주면 했는데 약간 막혀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기본 성량이 좀 작은가 했는데 아니었다. 차이코프스키 곡부터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는데 정말 반해버렸다. 성량은 더 이상 신경쓰이지 않았고 표현력과 연기력이 아주 돋보였다. 표정, 손짓, 몸짓 하나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완벽 그 자체였다. 돈 쥬안의 세레나데에서 특히 연기가 돋보였다.막판에 날리는 키스와 눈웃음까지! 아.... 정말 막 소리를 지르고 넘어가고 싶었다. ㅜ.ㅜ 딕션도 정말 좋았다. 이탈리아에서 공부해서 그런지 특히 이탈리아어 딕션 정말 듣기 좋았다. 발음을 정말 잘 씹는다. 특히 '우' 발음. 깊이 있으면서 너무 먹지 않고 울림이 있는 완벽한 '우' 발음을 한다.

 돈 쥬안의 세레나데가 끝나고 소프라노가 찬조 출연해서 같이 리골레토에 나오는 듀엣을 불렀다. 특히 이 노래에서 성량 생각 딱 들어갔다. 엄청난 폭발력! 정말 Bravo였다. 남자가 너무 너무 잘해서 여자가 상대적으로 너무 죽었다. 남자는 노래는 물론이고 연기, 표정 모든 것이 완벽한데 여자는 목소리는 좋은데 발음부터가 뭔가 어색했다. 발성할 때 이빨을 가리며 입을 모으는 습관을 가졌는데 그게 굉장히 거슬렸다. 비브라토도 내가 싫어하는 비브라토이고 긴장도 잔뜩 한 것 같고 게다가 연기가 영~ 아니었다. 소프라노는 표정이 딱 하나다. 찡그리는 표정. 그나마도 매우 어색했다.그리고 손짓도 자연스럽지 못하고 뻗는 것도 아니고 어중간하게 손을 어디다 둘 지 몰라서 어설프게 가지고 있는 모습이였다. 그리고 가끔 손으로 박자까지 저었다. --;; 남자가 엄청나게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지만 않았더라도 그렇게까지 못했다는 생각은 안 들었겠지만 남자가 워낙 완벽에 가까워서 여자가 정말 비교되었다.

 인터미션이 끝나고 돈조반니에 나오는 카탈로그의 노래를 불렀다. 이 노래를 듣고서 정말 이 사람은 최고의 오페라 배우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연기력이 정말 돋보였다. 이노래는 익살스럽고 빠르게 노래해야 하는 노래인데 그것도 어찌나 잘 소화하는지. 정말 자기 노래다 싶은 느낌이 들었다. 소리를 내고 있는게 아니라 노래를 하고, 노래를 하는게 아니라 정말 오페라 속의 주인공이 된 느낌. 의상도 없고 소품도 없고 무대도 없는데 마치 한 편의 오페라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다음은 다시 그 소프라노가 나와서 노래를 했다. 소프라노는 정말 고음도 높이 올라가고 목소리는 좋은데 나머지가 안 받쳐준다. 일단 딕션과 연기가 별로다. 이 사람의 연기가 왜 그렇게 어색할까 관찰해 봤더니일단 코와 입은 노래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굳어있고 눈으로만 연기를 하는데 그나마도 어색하다. 게다가 비강공명이 너무 많다.특히 '에' 발음에서 비강공명이 너무 강해서 어색하게 들렸다. 그리고 자기가 곡을 지배하는게 아니라 곡에 끌려다닌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 발음이 둔해서 더 그런것도 있는 것 같은데 콜로라투라부분에서 민첩하게 하는게 아니라 계속 끌려다니면서 느려진다. 그러니까 하이 F를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내도 목소리가 좋다는 느낌만 들지 노래를 잘한다는 느낌이 들지가 않았다.

 소프라노의 노래가 끝나고 한국 가곡 세 곡을 연달아 불렀다. 아까 돈 조반니 중 아리아를 들으면서 가곡보다는 오페라가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가곡도 정말 잘 부른다. 최고라는 말 말고는 할 말이 없다. 아니 끽해야 23밖에 안 된 사람이어쩜 이렇게 훌륭한 표현력을 가질 수 있는거지? 어쩜 나이 한참 많이 먹은 가수들도 못 보여주는 그런 표현력을 보여줄 수있냐고. 일단 목소리에서 드러나는 표현력도 대단하고 게다가 표정, 동작! 감정이 온 몸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그 환상적인 딕션이라니. 내가 여태까지 들어 본 한국 가곡 중 가장 훌륭했다. 특히 딕션. 이렇게 한국어로 명확하면서도 듣기 좋게 노래하는 사람 처음 봤다. 자음, 모음, 정말 작은 구석이라고 흠 잡을 구석이 한 군데도 없었다. 특히 '청~산', '내', '세' 이런 발음들은 너무 완벽해서 소름이 돋았다. 가곡 세 곡이 분위기가 다 다른데 어쩜 이렇게 성격이 다른 노래를 하나같이 완벽하게 하는건지... 눈물을 흘리면서 감상했다. 혼자 온 게 너무 아쉬웠다.

 마지막 리골레토에 나오는 아리아도 역시 훌륭했다. 마찬가지로 무대 위에 리골레토가 등장해서 노래를 하는 것 같았다.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가 이어지고 앵콜을 세곡이나 했다.첫 곡은 Me voglio fa 'na casa 였고 두 번째 곡은 피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제목은 모르겠고 가사에 'andiamo'가 들어가는 아리아였다. 두 곡 모두 표정 연기가 작살이었다. Me voglio fa 'na casa는 나도 불러봤고 다른 사람 부르는 것도 많이 들어봤지만 이 사람이 부르는 것을 듣고 나니 나머지는 모조리 쓰레기와 같이 느껴졌다. 흑. 마지막으로 부른 곡은 CCM 같은데 제목이 '하나님 은혜'로 추정되는 곡이었다. 낮게 속삭이는 부분이 많이 나오는데 어찌나 감미로운지 또 입을 헤벌리고 봤다. 공연 다 끝나고 한다는 말이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았단다. 아니 이렇게 잘했는데 컨디션이 안 좋았다니!!!! 컨디션이 좋으면 얼마나 훌륭한 공연을 한단 말인지. 정말 내가 올해 본 공연, 아니 평생 본 공연 중 최고로 꼽을 수 있다. 바리톤 김주택 씨. 분명 크게 성장할 거다.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아직 23살이라는 것. 공연보고 너무 감동받아서 줄 서서 CD도 사고 사인도 받았다. 평생 간직해야지.

  아. 근데 반주는 정말 실망이었다. 반주가 노래를 못 받쳐준다. 특히 돈 쥬안의 세레나데에서 음이 뭉개지고 소리가 명료하지 못하고 가수는 노래를 덜 끝냈는데 반주는 여운이 사라지기도 전에 미리 끊어버렸다. 몽유병의 여인 중 아리아 반주 할 때도 음을 어찌나 뭉개는지... 반주 전공이라던데 어떻게 그렇게 밖에 못하는지. 정말 별로였다.

by 날쌘도도새 | 2009/01/05 13:07 | 즐기는 나 | 트랙백 | 덧글(0)

발레 - 홍등(10/21)

- 2008년 10월 21일 19:30
-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아트홀
- 편극、연출、예술총감독: 장이모우(张艺谋, Zhang Yimou)
- 제작、프로듀서、발레단단장:쟈오루헝(赵汝蘅, Zhao Ruheng)
- 작곡가:천치강(陈其钢, Chen Qi Gang)
- 안 무:왕신펑(王新鹏, Wang Xin Peng), 왕유엔유엔(王媛媛, Wang Yuanyuan)
- 무대미술디자인:쩡리(曾 力, Zeng Li)
- 의상디자인:Jerome Kaplan(제롬카플란)
- 조명디자인:장이모우(张艺谋, Zhang Yimou)
중국 국립발레단

 이 공연은 시각 예술의 완성작이 아닐까 싶다. 아름다운 무대, 조명, 의상, 소품에서부터 인간의 몸을 최대로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동작들까지, 그야말로 시각적 아름다움를 극대화 한 공연이었다. 인간의 몸이 어쩜 그렇게 우아한지. 어쩜 그렇게 가볍고 무게감이 없는지. 보고 있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 공연은 발레라고 이름 붙이긴 했지만 '발레' 보다는 '극'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연극적인 색채가 좀 더 강하고 안무 및 의상도 정통 발레와는 조금 다르다. 내용이나 음악도 중국의 색채도 매우 강하며 특히 동작은 중국 전통 춤이 좀 가미된 것 같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연출. 역시 장이모우 감독이구나 싶었다. 정말 참신한 시도들이 많았다. 몇가지 인상에 깊었던 장면을 적어보면, 마작장면에서 탁자를 활용한 것, 경극을 보는 장면에서 무대를 이중으로 구성해서 사용한 것, 조명을 이용한 감옥, 그리고 그림자 극을 이용한 장면이었다. 그림자 극은 흰 종이 같은 것을 깔고 뒤에서 춤을 추는 정통 그림자극도 있었지만 검은 무대에 까만 옷을 입은 사람이 나와서 춤을 추고 그림자가 함께 움직이는 장면이 더 인상적이었다. 가장 놀라웠던 장면은 바람핀 셋째부인과 그 상대, 그리고 고자질한 둘째 부인이 맞아 죽는 마지막 장면이었다. 무대 뒤에 흰 천으로 이루어진 막이 있고 남자 무용수들이 나와서 붉은 물감이 적셔진 곤장같은 것으로 벽을 친다. 퍽퍽 하며 때리는 소리가 나고 그동안 배우들은 몸부림치다 죽어간다. 너무나 무섭고 잔인한 장면이었는데 이걸 어쩜 그리 아름다우면서 슬프게 묘사했는지. 마지막에 무대 위에 하얗게 눈이 내려 죽은 자들위에 소복히 쌓이고 막이 내린다. 한동안 멍~했다.

 중국의 색채가 강한 음악도 괜찮았다. 등장인물의 심리상태를 잘 표현하는 극. 특히 처음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사람 목소리 같은 악기는 마음을 울렸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경극배우가 마치 악기와 같이 노래를 한 것이었다! 조명과 의상도 아주 좋았다. 강렬한 색의 대비가 돋보였다. 전체적으로 무대, 의상, 음악이 잘 어우러졌고 이를 좋은 연출로 잘 마무리 한 훌륭한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by 날쌘도도새 | 2008/10/27 19:10 | 즐기는 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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