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n Youth Symphony Concert (09/3/8) 즐기는 나

2009년 3월 8일 19:00
- UCLA Royce Hall
- American Youth Symphony
- PROGRAM
♬ W. A. Mozart  Symphony No. 36, K. 425 ("Linz")
  I. Adagio - Allegro spiritoso
  II. Andante
  III. Menuetto - Trio
  IV. Presto
-------------- Intermission --------------
♬ R. Strauss        Ein Heldenleben

여기 오고 한 일 중의 하나가 공연 일정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학교에 Royce Hall이라는 auditorium이 있다는 것을 듣고 거기에서 공연 일정을 찾아봤었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Free admission인 공연이 바로 이번 주에 있는 것이 아닌가. 달력에 표시해 놓고 일요일임에도 학교에 갔다.

사실 "Youth" Symphony라길래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갔다. 그런데 정말 기대 이상으로 아주 잘했다. 팸플릿을 보고 안 것인데 이들은 음악을 전공하는 준 프로급의 학생들이었다. 이 오케스트라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음색이 정말 아름답다는 것이다. 특히나 현악 부가 정말 따뜻하고 윤기 있는 소리를 낸다. 홀이 울림이 좋아서 더 그런 것일 수도 있겠는데 너무나 포근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음색이 정말 듣기 좋았다. 특히 바이올린! 그 날카로움이란 전혀 없는 윤기 있고 귀족적인 음색이라니. 더블베이스도 아주 빠방하고 울림이 좋은 소리를 냈다. 베이스 울림이 아주 좋고 볼륨이 커서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각 파트의 소리가 정말 잘 섞이고 잘 전달된다. 홀이 울림이 좋긴 좋은가보다. 모든 악기가 연주를 멈추고 잔향이 꽤 오래 남았다.

첫 곡인 모차르트 교향곡 36번 린츠. 모차르트의 음악다운 곡이다. 귀를 즐겁게 하는 아름다운 화성이 가득한 곡. 굉장히 편안하고 따뜻한 곡이었다. 이 오케스트라의 음색과 아주 잘 어울리는 곡이었다. 딱히 거슬리는 부분이 없는 깔끔한 연주였다. 중간에 첼로 주자 한 명이 악보를 넘기려다가 활로 보면대를 쳐서 소리를 낸 것이 유일하게 거슬리는 점이었다. :)

인터미션이 끝나고 두 번째 곡 "영웅의 생애"를 연주했다. 인터미션이 끝날 무렵 연주자들이 들어오는 데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무대가 꽉 찰 정도의 대편성이었다. 하프도 두 대나 있고 타악기도 5명에다가 호른이 무려 8대! 그 많은 연주자가 함께 연주할 거라고 생각하니까 시작도 하기 전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곡의 시작은 베이스와 첼로였다. 저음으로 연주되는 영웅의 주제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러다가 바이올린이 합세하고 점점 주제가 발전해 가면서 전 오케스트라가 고조되는 부분을 연주하는데 가슴이 벅차올라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 규모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포르테라니! 중간 중간 잠깐의 쉼표에서 다 같이 호흡을 함께하며 숨을 들이 쉬는 소리를 내는데 그 모습이 정말 좋았다.

영웅의 적수에서 등장하는 고음 관악기들의 선율도 인상적이었다. 고전적인 화성에서 벗어난 신경질적인 선율을 연주하는데 제각기 또 잘 어울렸다.

다음 영웅의 사랑 부분. 아아아아아아 ㅜ.ㅜ 이 부분을 들으면서 너무 좋아서 견딜수가 없었다. 악장의 솔로 바이올린이 진짜 훌륭했다. 아니. 완벽했다. 화려한 기교도 인상적이었지만 나는 무엇보다 그 음색에 반했다. 너무나 화려하면서도 따뜻한 음색. 그야말로 음표 하나하나가 반짝반짝 빛이 났다. 어쩜 고음에서도 조금도 날카롭지 않고 빛이 나는 음색을 낼 수 있지? 우아한 저음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솔로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여인이 정말 사랑스러워서 나 같아도 사랑에 빠질 것 같았다.

네번째 전쟁의 영웅 부분. 타악기의 사용이 아주 인상적인 악장이었다. 스네어 드럼 소리와 큰 북 소리가 전쟁의 분위기를 잘 드러냈다. 큰 규모이 금관이 빛을 발한 부분이기도 했다. 보통 오케스트라에서 금관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 오케스트라의 금관은 거슬리는 부분없이 잘 연주했다. 특히 이 부분에서는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고 무서운 느낌마저 들었다.

영웅의 업적과 영웅의 은퇴도 좋은 연주가 돋보였다. 중간 중간 다시 등장하는 바이올린 솔로에 또다시 넋을 잃기도 했다. 영웅의 업적 부분에서 슈트라우스의 그동안 발표했던 곡들의 주요 주제가 다시 나타난다는데 아는 곡이 거의 없는 관계로;;;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 것 같아서 많이 아쉬웠다. 관악기로 마무리 짓는 마지막 부분도 참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훌륭한 공연, 훌륭한 연주였고 오자마자 이런 좋은 공연을 보게 되어서 굉장히 뿌듯했다. 이 오케스트라의 다음 공연도 꼭 보러 가야지. 그런데 공연장에 노부부들이 정말 많더라.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같이 공연 보러 오는 게 아주 보기 좋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여기 학생들도 클래식 공연을 별로 안 좋아하는 건 마찬가지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학교에서 하는 공연인데 학생들은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좀 더 많이 알고 갔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도 많이 든다. 이미 아는 곡이거나 미리 감상하고 간 곡이었으면 감동이 두 배가 되었을텐데... 아쉽다.

핑백

덧글

  • 라흐쉬나 2009/03/11 17:54 # 삭제 답글

    아- 부럽다. 반짝반짝 빛나는 따뜻한 음색이라니 ㅠㅠ

    난 지난 주 황병기 명인 공연 봤어. 오우. 그 냥반 손가락이 아닌 포스로 가야금을 연주하셔 0ㅁ0
  • 날쌘도도새 2009/03/12 14:44 #

    응 정말 행복했어 :) 황병기 명인 공연도 좋았겠다~~~ 2주만 빨리 했으면 볼 수 있었을텐데.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