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1월 14일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1/8)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엮음 / 후마니타스
나의 점수 : ★★★
이 책은 '경향신문'에 연재된 기획 시리즈 기사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한다. 신문이라는 매체에서 이렇게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심도 깊은 고민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대단하다. 지식인의 역할 및 의미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전통적 의미의 지식인은 죽었다.'라는 말에 깊게 공감한다. 비판적 지식인은 사라지고 지식인은 권력자가 원하는 답을 만들어주는 존재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지식인'으로 불리는 자들의 정권 참여가 활발해 진 것은 지난 정권 때부터인 것 같다. 정치에 참여하고 실제적인 것에 이바지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어떻게 학자로서의 양심과 윤리를 놓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가, 혹은 기업이 원하는 결과를 내 놓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거겠지.
한국 사회에서 '교수'라는 존재가 가진 지나친 권위에 대한 비판도 의미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교수는 모든 것을 갖고 있다. 돈, 명예, 그리고 권위까지. 교수가 한마디 하면 그것은 진실이 된다. 황우석 사태가 그렇게 커질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감히 의심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학진과 BK 사업의 폐해에 대한 고민도 꼭 필요한 것이었다. 나도 대학원생으로서 BK 사업의 수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객관적인 입장이 되지는 못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눈에 보이고 셀 수 있는 성과 위주의 평가가 학문의 발전에 바람직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만 해도 매년 논문 수를 보고하고 평가하기 때문에 SCI 저널에 더 많은 논문을 싣고, 더 많은 국제 학회에 참여하는 것이 목표가 된다. 논문의 질보다는 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때로는 내용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일단 내고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공대는 그래도 비교적 표준화된 형식과 기준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이런 평가 자체가 완전히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인문과학이나 사회과학의 경우 논문 하나 더 내고 학회 한 번 더 참석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철저하게 미국에 종속된 우리나라 학계에 대한 반성도 적절했다. 정말 그렇다. 우리 학교만 해도 교수님들 대부분이 미국 대학 출신이다. 게다가 새로 부임하신 총장님은 모든 강의를 영어로 하시겠다고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 대학에서 '세계'는 곧 '미국'과 같고 '영어'는 곧 '미국어'와 같다. 학문의 교류를 위하여 영어가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특히 공학 부분에서는) 미국의 연구 성과가 훌륭하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학문의 다양성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이건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인문학이나 사회학 분야에서는 더욱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 뒷부분에서는 새롭게 대두하는 다중 지성에 대한 언급이 있다. 과연 다중 지성이 과거 '지식인'의 역할을 대신 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점은 좀 더 많은 성찰이 필요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지식인'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나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게 된다. 흔히 '지식인' 하면 인문학자나 사회학자를 생각하게 되는데 '공학자'인 나는 어떻게 '지식인'으로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을까.
# by | 2009/01/14 17:35 | 책읽는 나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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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저는 경향신문을 좋아합니다. 경향신문의 기사를 쓰는 시선이라고 해야하나, 독특한 관점이 있는데, 이걸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서점에서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이라는 글귀만 보고 냉큼 사서 보게 된 책이 바로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입니다. 지식인의 죽음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후마니타스, 2008년) 상세보기 300페이지도 채 되지 않는 책이라, 금방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