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 홍등(10/21)

- 2008년 10월 21일 19:30
-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아트홀
- 편극、연출、예술총감독: 장이모우(张艺谋, Zhang Yimou)
- 제작、프로듀서、발레단단장:쟈오루헝(赵汝蘅, Zhao Ruheng)
- 작곡가:천치강(陈其钢, Chen Qi Gang)
- 안 무:왕신펑(王新鹏, Wang Xin Peng), 왕유엔유엔(王媛媛, Wang Yuanyuan)
- 무대미술디자인:쩡리(曾 力, Zeng Li)
- 의상디자인:Jerome Kaplan(제롬카플란)
- 조명디자인:장이모우(张艺谋, Zhang Yimou)
중국 국립발레단

 이 공연은 시각 예술의 완성작이 아닐까 싶다. 아름다운 무대, 조명, 의상, 소품에서부터 인간의 몸을 최대로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동작들까지, 그야말로 시각적 아름다움를 극대화 한 공연이었다. 인간의 몸이 어쩜 그렇게 우아한지. 어쩜 그렇게 가볍고 무게감이 없는지. 보고 있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 공연은 발레라고 이름 붙이긴 했지만 '발레' 보다는 '극'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연극적인 색채가 좀 더 강하고 안무 및 의상도 정통 발레와는 조금 다르다. 내용이나 음악도 중국의 색채도 매우 강하며 특히 동작은 중국 전통 춤이 좀 가미된 것 같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연출. 역시 장이모우 감독이구나 싶었다. 정말 참신한 시도들이 많았다. 몇가지 인상에 깊었던 장면을 적어보면, 마작장면에서 탁자를 활용한 것, 경극을 보는 장면에서 무대를 이중으로 구성해서 사용한 것, 조명을 이용한 감옥, 그리고 그림자 극을 이용한 장면이었다. 그림자 극은 흰 종이 같은 것을 깔고 뒤에서 춤을 추는 정통 그림자극도 있었지만 검은 무대에 까만 옷을 입은 사람이 나와서 춤을 추고 그림자가 함께 움직이는 장면이 더 인상적이었다. 가장 놀라웠던 장면은 바람핀 셋째부인과 그 상대, 그리고 고자질한 둘째 부인이 맞아 죽는 마지막 장면이었다. 무대 뒤에 흰 천으로 이루어진 막이 있고 남자 무용수들이 나와서 붉은 물감이 적셔진 곤장같은 것으로 벽을 친다. 퍽퍽 하며 때리는 소리가 나고 그동안 배우들은 몸부림치다 죽어간다. 너무나 무섭고 잔인한 장면이었는데 이걸 어쩜 그리 아름다우면서 슬프게 묘사했는지. 마지막에 무대 위에 하얗게 눈이 내려 죽은 자들위에 소복히 쌓이고 막이 내린다. 한동안 멍~했다.

 중국의 색채가 강한 음악도 괜찮았다. 등장인물의 심리상태를 잘 표현하는 극. 특히 처음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사람 목소리 같은 악기는 마음을 울렸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경극배우가 마치 악기와 같이 노래를 한 것이었다! 조명과 의상도 아주 좋았다. 강렬한 색의 대비가 돋보였다. 전체적으로 무대, 의상, 음악이 잘 어우러졌고 이를 좋은 연출로 잘 마무리 한 훌륭한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by 날쌘도도새 | 2008/10/27 19:10 | 즐기는 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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