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토스카"(10/4)

- 2008년 10월 4일 19:00
-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아트홀
- 지휘, 예술 감독 / Edmon Colomer(에드몬 콜로메르/대전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
- 연            출 / Joseph Franconi Lee (조셉 프랑코니 리)
- 무대, 의상디자인 / Pasquale Grossi (파스쿠알레 그로시)
- 조            명 / 이 두 희
- 오 케 스 트 라 / 대전시립교향악단
- 합   창   단 / 대전시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
- 토스카(Tosca) / 이네스 살라자르 Inés Salazar
- 카바라도시 (Cavaradossi) / 빅토르 아파나센코 Viktor Afanasenko
- 스카르피아 (Scarpia) / 미하엘 칼만디 Michele Kalmandi
- 안젤로띠(Angelotti) / 김 형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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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선율이 아름다운 곡을 좋아한다. 그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오페라는 모차르트의 오페라이다. 푸치니는 그런 면에서 내 취향이 아니다. 사람들은 푸치니의 오페라가 아름답다고 얘기하지만 그동안 본 푸치니 오페라 - 나비부인, 투란도트 - 는 내 마음에 전혀 들지 않았다. 선율이 날 사로잡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 오페라를 즐길 수 있을까. 그런데 토스카는 푸치니 오페라 중 예외적으로 선율이 귀에 딱 꽃히는 오페라였다.

 먼저 가수들 얘기부터 해야겠지? 주연을 맡은 두 배우 - 토스카 역의 이네스 살라자르, 카바라도시 역의 빅토르 아파나셴코 - 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흑. 맨 처음 등장한 안젤로띠의 목소리가 아주 괜찮아서 가수들에게 엄청난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두번째 등장한 성당지기가 그 기대를 약간 깎아먹더니 카바라도시가 등장해서 '오묘한 조화'를 부르는데 다 부르고 나서 박수를 치고 싶지도 않을만큼 실망스러웠다. 성량이 너무 작아 오케스트라에 완전히 묻혀버리고 노래에 감동이 전혀 없다. 이 아름다운 아리아를 그렇게 평범하게 흘려버리다니! 그런데 토스카가 등장해서 노래를 부르니까 갑자기 카바라도시 역의 가수가 노래를 엄청 잘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토스카 역의 가수가 너무 실망스러워서 말이다. 이 여가수는 아주 고음을 제외하고는 중저음에서 성량이 너무 딸린다. 오케스트라 소리에 묻혀서 노래가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 두 배우가 부른 1막의 이중창은 정말 안습.... 그나마 안젤로티와 스카르피아가 아주 좋은 노래를 들려주어서 극에 집중할 수 있었다.

2막에서는 주인공 두 명이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1막에서는 목이 덜 풀렸던 것일 수도 있었으리라. 특히 토스카가 한결 나아진 노래를 들려주었다. 게다가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는 정말 멋지게 소화했다. 그때는 박수가 절로 나오더라. 카바라도시도 1막 중간부터는 괜찮아진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런데 3막의 '별은 빛나건만'은 또 실망 그 자체. 이 오페라 전체에서 가장 유명하고 선율도 가장 아름다운 노래가 이 아리아 아니야? 어쩜 이 노래를 이렇게 부르냐고!!!! 다른 건 다 못해도 아 아리아만은 너무나 멋있게 소화해야했었는데 전혀 그렇질 못했다. 아주 나쁘다는 것 까진 아니었는데 뭔가 많이 부족했다. 좀 더 감정에 젖어서 터져나오는 그 무언가를 기대했건만 어째서 나오다 마는 거냐고. 가수들 중에는 안젤로티, 스카르피아의 순으로 칭찬해주고 싶고 카바라도시가 가장 실망이었다.

 오케스트라는 좋았다. 깔끔한 연주. 무대는 평범했다. 연출과 무대의 프로필을 보고 색다른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냥 평범한 무대. 조명은 좀 괜찮았다. 전반적으로 주연을 맡은 두 가수의 노래만 빼고는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별은 빛나건만'만 좀 더 잘 불렀더라도 훨씬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혹시나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 보실 분이라면 2층, 3층의 맨 앞줄에는 앉지 말길 권한다. 바로 앞에 추락을 방지한 유리가 있어서 관람을 방해한다. 두번째 줄이 훨씬 좋은 것 같다.

 공연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은 내 바로 옆에 앉은 초등학생 무리들! 다시 생각해도 화가 난다. 얘들이 공연을 싫어하는데 엄마가 보라 그래서 억지로 본 것 같지는 않다. 다른 오페라도 꽤 많이 본 것 같고 나름 수준있는 초등학생 무리 같은데 공연 감상을 나누고 서로 질문하는 건 제발 쉬는 시간에 하라고!!! 공연 내내 목소리를 낮추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을 채 자기들끼리 얘기하는 데 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자꾸 뭐 떨어뜨리고 의자 위에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시끄럽게 굴었다. 몇 번이나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줬는데도 끝날 때 까지 그러더라. 공연 시작 전 애들이 들어올 때 부터 불안하더니 역시 예의없게 굴면서 공연을 망치고 말았다. 아.. 화나.

by 날쌘도도새 | 2008/10/05 20:43 | 즐기는 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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