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loading...100%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7/12)

- 2008년 7월 12일 19:00
-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앙상블홀
- 바이올린: 권혁주, 반주: 이혜진(피아노)
- PROGRAM
   = L.v.Beethoven   Sonata for violin & piano No. 1 in D major, Op. 12-1
         1st        Allegro con brio
         2nd       Thema con variazioni. Andante con moto
         3rd        Rondo. Allegro
   = E.Ysaye        Sonata for violin solo No. 2 in A minor ("Obsession"), Op. 27-2
   = F.Schubert     Erlkönig D.328(하인리히 빌헬름 에른스트 편곡)
   = S.Prokofiev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2 in D major, Op. 94
         1st     Moderato
         2nd    Scherzo
         3rd      Andante
         4th      Allegro                     
   = F.Waxman      Carmen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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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한 달 쯤 전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으니 보고 듣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 공연에 가게 되었다. 난생 처음 가보는 바이올린 독주회였고 공연은 정말 정말 좋았다.

 팜플렛의 프로필을 보니 바이올리니스트의 이력이 대단했다. 훌륭한 연주자들이 누구나 그렇듯 아주 어릴 때인 3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6살 때 콩쿠르 1위를 하고 7살 때 한국예종 음악원 예비학교에 하고 9살 때 러시아 유학을 가고 여러가지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등등등... 바이올린 연주하는 것을 보니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일단 콩쿠르 우승을 많이 한 사람답게 기교가 정말 뛰어났다! 프로그램도 기교를 최대로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곡으로 고른 것 같았는데 와~~~ 바이올린으로 그런 기교가 가능하다니! 입이 떡 벌어졌다. 최고!!!

연주곡들은 대부분 생소한 곡이었다. 마왕은 성악곡으로만 들었었고, 마지막 곡인 카르멘 환상곡은 사라사테의 편곡으로 연주하는 것을 중간 부분만 들은 적이 있었다. 모르는 곡들이 많아서 지루했을 법도 한데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 최고였어ㅜ.ㅜ

 첫 곡인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주고 받음이 돋보이는 곡이었다. 고전주의 음악답게 아름다운 화성진행이 참 듣기 좋은 곡이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건 1악장이 끝났는데 단 한 명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여태까지 공연가면 악장 중간에 박수치는 사람이 한 명은 꼭 있었는데 오늘 공연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곡을 알고 왔나보다. 바이올린을 들고 온 사람들도 많이 보이던데 그래서 그런지 관객 수준이 정말 높았다.

 두번째 곡 이자이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 강박관념. 제목을 어쩜 이렇게 잘 지은거지? 음악으로 어쩜 이렇게 추상적인 관념인 강박관념을 잘 표현한단 말인가. 바이올린 소리가 노이로제나 강박관념 등에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특이하고 재미있는 곡이었다. 기교도 정말 돋보였다. 팜플렛에 나오길 많은 사람들이 이자이 자신의 기교를 뽑내기 위해 썼다고 말할 정도로 곡이 난해하다는데 진짜 그랬다. 참으로 현대적인 곡이었다. 그래도 듣기에 어렵고 이해가 안되는 곡은 아니었다. 다만 연주자는 정말 어렵겠더라. 엄청난 기교를 요구하는데 연주자는 그것을 막힘 없이 소화했다.

 인터미션이 있은 후 마왕의 바이올린 편곡 버전. 정말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이 곡은 솔직히 좀 실망이었다. 공연 전체에서 유일하게 실망한 곡이다. 이 곡이 엄청난 테크닉을 요구하는 건 분명하다. 이자이의 바이올린 소나타도 기교를 요구했지만 마왕에는 비할 바가 못되더라. 이런 걸 바이올린한테 요구한단 말야 싶은 것을 시킨다. 마왕에서 말 발굽 소리에 해당하는 따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부분을 연주자가 계속 연주하면서 멜로디도 함께 연주해야 한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기타에게 요구했던 것과 같은 기교를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라고 요구하다니 편곡자도 참 너무한다. 어쨌든 이 곡을 넣은 건 아직은 좀 욕심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멜로디 라인이 분명히 살아나질 않았고 음정이 불안하게 들어가거나 놓치는 부분들도 보였다. 곡이 어렵다는 것이 핑계가 되려나...

 다음 곡인 프로코피에프의 바이올린 소나타도 참 좋았다. 멜로디가 정말 아름다웠다. 권혁주는 기교도 능하지만 선율을 잘 살려내는 재능도 가지고 있었다. 저음은 풍성하게 고음에서는 긴장감을 잃지 않고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이 아주 돋보였다. 아아... 정말 좋았어ㅜ.ㅠ

 마지막 곡인 카르멘 환상곡, 진짜 환상이었다. 오페라에서 많이 들었던 익숙한 멜로디가 나와서 더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다. 집시풍의 멜로디에 바이올린 만큼 잘 어울리는 악기가 어디 또 있을까. 카르멘의 걸쭉하고 농이 넘치는 목소리로 들을 때도 참 좋았던 하바네라나 기타 아리아들, 바이올린과도 정말 잘 어울렸다. 연주자가 그만큼 잘 연주하기도 했고. 게다가 그 기교라니!!! 앞의 곡들도 극악의 기교를 요구하긴 했지만 이 곡은 정말 그것보다 더 한 것을 요구한다. 연주자는 그 어려운 것을 전혀 어렵지 않고 소화해냈다. 아... 대단해!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곡이 끝났을 때 관객들 모두 엄청나게 큰 박수를 보냈다.

 앵콜로 연주 한 바치니의 요정의 춤도 기교가 돋보였고 제목을 모르는 마지막 곡은 이 연주자가 얼마나 아름답게 선율을 연주하는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주었다.

 반주자도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 탤런트 김혜경씨와 현영씨를 섞어놓은 듯한 외모를 가졌는데 웃는 게 참 보기 좋더라. 터치가 아주 좋았다. 부드러우면서도 정확하고 동글동글한 소리가 참 듣기 좋았다. 리듬감도 좋고 무엇보다 바이올리니스트와 호흡이 참 잘 맞았다. 독주자가 워낙 어리다 보니(나보다 두 세 살 쯤 어린 것 같았다) 경험이 많은 반주자가 독주자를 잘 이끌고 배려해주는 것 같았는데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전체적으로 아주 좋은 공연이었다. 이렇게 좋은 공연을 9,500원에 보다니!!! 엄청난 행운인 것 같다. 다음에 혹시 권혁주씨가 또 연주회를 하게 되면 꼭 가서 봐야겠다.

by 날쌘도도새 | 2008/07/12 18:20 | 즐기는 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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